노총각의 이야기 

- 차 승 진 -

 
늦은 점심시간, 도심 외곽 허름한 집에 
가마솥으로 푹 끓여 낸 소고기국에 쌀밥 한 그릇 
달달한 대파향 입안을 맴돌 때
함께한 노총각의 탐스러운 밥숟가락 

옆 테이블엔 가운을 입은 여직원들이 
마주 앉아 밥 한 술, 수다 한 젓가락
울긋불긋 점심 식탁을 물들이는데,

내 앞에 마주한 노총각 
후루룩 국물 한 방울까지 들이키고 커피집으로 걸어갈 때
가을빛으로 상기된 총각의 수줍은 연애담,
"숲속 길 걸어가던 풍경 속에서 깜빡깜빡 
푸른 신호등 점멸되던"
노총각의 비워진 행간,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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